임신 6주차

"죽고 싶다."

 

입덧으로 고생 중인 아내가 자주 하는 말이다.

 

내 바람으로는 좋은 말만 하라고 하고 싶지만... 그 고통을 내가 가늠할 수 없기에 그저 위로해줄 수 밖에 없다.

 

오늘은 화장실 청소, 빨래 널기, 설거지를 했다.

 

평소 깔끔한 아내의 눈에 썩 만족스럽지는 않겠지만 잔소리할 힘도 없는지 침대 위에서 잠만 잔다.

 

'렐루'는 '할렐루야'에서 따온 우리 태아의 태명이다.

 

임신을 기다리던 우리에게 선물처럼 온 아기

 

우리는 아기를 위해 AI로 노래를 만들어 불러주고 있다.

 

'Lellu's luluby'

 

노래를 불러주거나, 사소한 따뜻한 한마디도 아내에게는 위로가 되는지 자주 해주라고 한다.

 

가끔은 눈물이 고이기도한다.

 

아마 많이 힘들어서 그런거 같다.

 

내가 알아본 바로는 6주~12주에 입덧이 무척 심해지고, 속이 비었을 때 더 심해진다.

 

입덧에 좋다는 캔디, 생강차, 비스킷을 사줬다.

 

조금 효과는 있지만, 가장 좋은 것은 속이 비지 않도록 음식을 먹는 것이 제일 좋은것 같다.

 

현재 렐루의 크기 약 0.5cm. 초음파를 통해 심장소리를 들었다.

 

심장 소리에 따라 말발굽소리, 기차소리로 나뉘는데, 전자는 딸, 후자는 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우리도 너무 궁금해서 귀기울여 들어보았지만 구분이 잘 되지 않아 포기.

 

0.5cm 작은 생명이 붙었을 뿐인데, 이렇게 다 큰 성인이 휘청휘청하다니 신기하다.

 

가장 힘들어하는 순간은 아마도 영양제를 먹을 때 인것 같다.

 

임산부에게 필요한 영양분들이 들어있는 영양제들을 조합해서 아이허브에서 구매했다.

 

종합비타민, 칼슘, 마그네슘, 인, 오메가3... 환상의 조합으로 제공했지만, 효과가있는지 없는지는 아기가 나와봐야알것 같다.

 

종합비타민의 냄새가 상당히 고약하다는데, 내가 맡을 때에는 그렇게 까지는 안난다.

 

임신을 하면 아무래도 후각이 좋아지나보다.

 

유튜브에서 너는 내운명에서 암으로 아내를 떠나보낸 한 남자 분의 이야기를 접했다.

 

아내가 힘들어할 때마다 나도 힘들 때가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 아픔의 끝에 이별이 아닌 만남이 있다는 점을 기억하면 참 감사하다. 그래서 힘이 난다.

 

고생하는 아내가 얼른 일상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2024년 09월 21일 토요일에 큰나무 한의원 4시에 예약했다. 이전에 위장이좋지 않았을 때에도 갔었다.

 

아내는 그 이후에 깨끗이 나았다. 이번에도 치료해주시길...

 

매주 가던 대전도 못갈 정도로 상당히 힘든 시간이다. 하지만, 장모님 말씀으로는 장모님이 겪으셨던것보다 낫다고 하신다. 얼마나 힘드셨을까. 우리 어머니는 입덧을 하시는 것 같다고 한다. 시어머니가 며느리 임신했다고 입덧을 한다는 말은 처음 듣는다. 참 사랑이 많으신 것 같다.

 

이제 아내가 슬슬 깨서 먹을 것을 찾을 것만 같다.

 

우리 가족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