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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오랜 시간 길을 걸어왔다. 길은 매 순간 거칠었고, 그들의 발은 돌에 채이기 일쑤였다. 어둠은 깊어졌고, 그들이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서로의 희미한 숨소리뿐이었다. 한때 그들은 이 길의 끝에 밝은 빛이 있을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끝없는 여정의 끝자락에서, 그들의 앞을 가로막는 것은 거대한 벽이었다.그 벽은 차갑고, 거칠고, 지나치게 높았다. 누구도 이 벽을 넘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들 중 몇몇은 절망했다. "이것은 불가능해," 그들은 말했다. 그들의 목소리에는 오랜 여정의 피로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묻어 있었다. 그들 중 일부는 앉아버렸다. 마치 그 자리에 주저앉아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그러나, 그 중 한 사람은 달랐다. 그는 벽을 응시했다. 그의 눈에는 두려움 대신 결연함이..
긴 겨울이 끝나고, 빗줄기가 거세게 내리치던 어느 날이었다. 도시의 구석구석을 흐르는 배수로는 회색빛 물결로 가득 차 있었다. 그 물결은 시커멓게 탁해져 있었고, 사람들은 그곳을 더럽다고 여겨 가까이 가지 않았다. 물속에선 오래된 페인트 조각, 부러진 나뭇가지, 그리고 부유물들이 끊임없이 떠다녔다. 그러나 그 흐름의 한 구석에, 잊혀진 작은 땅덩어리가 있었다. 이 작은 흙덩이는 물길에 휩쓸리며 차가운 바람과 빗속을 떠다녔다. 처음엔 그저 흔한 잔해 중 하나일 뿐이었다. 하지만 이 작은 흙덩이 속엔 생명이 숨쉬고 있었다. 비가 그치고, 태양이 구름 사이로 희미하게 얼굴을 내밀었을 때, 흙덩이는 우연히도 바위 틈새에 걸리게 되었다. 뿌리 내릴 수 있는 시간은 얼마 없었다. 뿌리는 조심스럽게 흙 속을 탐색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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