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풍요로운 숲 속 마을에 한 남자가 살고 있었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새를 키우고 있었다. 새는 눈부신 푸른 깃털을 가지고 있었고, 그 깃털은 마치 하늘과 바다를 담은 듯한 색이었다. 새의 노랫소리는 아침 이슬처럼 맑고, 황혼의 바람처럼 부드러웠다. 마을 사람들은 그 새를 보러 자주 남자의 집을 찾았고, 남자는 새를 가족처럼 아끼며 정성껏 돌보았다.
하지만 어느 날, 남자는 피곤에 지쳐 새장 문을 닫지 않은 채 잠에 빠지고 말았다. 그가 잠들어 있던 사이, 새는 밤하늘로 날아올랐다.
이른 아침, 남자는 새가 없어진 것을 발견하자마자 심장이 내려앉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그는 미친 듯이 마을을 뒤지며 새를 찾아 헤맸다. 마을 사람들도 남자를 도와 새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새는 보이지 않았다.
점점 시간이 흘렀고, 사람들은 피곤하고 배고파지기 시작했다.
숲 속을 헤매다 지친 그들은 자연 속에서 발견한 것들을 집어들기 시작했다. 단 맛이 나는 열매, 생기 넘치는 물고기, 숲 속의 작은 동물들. 배고픔에 지친 그들은 무엇이든 눈앞에 보이는 것을 먹어치웠다. 그들에게는 더 이상 그 생명들이 아름다워 보이지 않았다. 그저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는 음식으로만 보였을 뿐이다.
그러던 중, 한 마을 사람은 푸른 깃털이 반짝이는 작은 새를 발견했다.
그 새는 바로 남자가 키우던 새였다. 새의 눈에는 공포와 피로가 가득했지만, 마을 사람은 그런 것을 보지 못했다. 그는 오직 새의 매끈한 깃털과 그 몸이 얼마나 부드럽고 맛있을지를 상상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새를 보여주며 말했다.
“이 새는 정말 특별해 보이는데, 얼마나 맛있을지 상상이 되는가?”
사람들은 새의 아름다운 모습에 감탄했지만, 곧 그 아름다움이 그들의 식욕을 자극했다. 그들은 새의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고, 새의 고운 깃털에도 감탄하지 않았다. 오직 그 새가 얼마나 맛있을 것인가에만 생각이 사로잡혔다.
그들은 새를 불 위에 올려놓고, 요리를 시작했다. 불길은 새의 깃털을 태우며, 그 아름다웠던 푸른색이 검은 재로 변해갔다. 새는 고통 속에서 마지막 비명을 질렀지만, 그 소리는 이미 불길 속에서 사라져버렸다. 사람들은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고, 오직 그들이 먹을 음식에만 집중했다. 새의 살은 서서히 익어갔고, 고소한 냄새가 숲 속에 퍼졌다.
한참 후, 남자는 그 냄새를 맡고 서둘러 달려왔다.
그의 눈앞에는 불에 구워지고 있는 새가 있었다.
그는 자신의 새를 알아보고, 그 불 속에서 새를 구하려고 맨손으로 불을 해집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늦어버렸다. 불길은 새의 몸을 완전히 익혀버렸고, 남자가 그 새를 잡으려 했을 때, 새의 익은 살이 그의 손 사이로 찢어져 떨어졌다. 남자의 손은 새의 살과 함께 불에 데여 부르터 올랐다.
남자는 절망 속에서 새의 찢어진 살을 손에 쥔 채,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새는 이제 그의 가족이 아닌, 단지 먹어치워진 음식의 잔해로 남아 있었다. 그는 자신이 너무 늦었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고통과 죄책감에 몸을 떨었다. 마을 사람들도 그제야 자신들이 무엇을 저질렀는지 깨달았다. 그들은 그 새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남자의 소중한 친구였음을 알게 되었지만, 이미 저질러진 일은 돌이킬 수 없었다.
그 후로, 마을에는 더 이상 새의 노랫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숲은 여전히 풍요로웠지만, 마을 사람들의 마음은 텅 비어 있었다. 그들은 더 이상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없었고, 오직 그것이 '맛있을지'에만 집착하게 되었다. 그들의 마음속에서 생명에 대한 존중은 사라지고, 오직 욕망만이 자리 잡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은 숲 속의 다른 생명들도 하나씩 먹어 치우기 시작했다. 그들은 자연을 더 이상 감상하지 않았고, 오직 그것을 소비할 대상으로만 여겼다.
결국, 그들의 마을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숲은 점점 황폐해져갔고, 그들의 식탁 위에는 더 이상 자연의 선물이 놓이지 않게 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과거의 잘못을 후회했지만, 그때는 이미 너무 늦어버린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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